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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선(지선행), 경주 2박 3일 여행기복덩이 박재선(지선행) 학생기자[성신여대 사학과 1년]
박재선 학생기자  |  dlddj3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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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24  18:48:44  |  조회수 :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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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들과의 경주 여행은 2박 3일로 계획했다. 지금까지의 여행은 해외가 아닌 이상 대부분 1박 2일 일정이었다. 2박 3일 여행은 생소했고, 그만큼 예산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열심히 공장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았다.

공장 알바라는 것도 이번 방학에 처음 경험해 봤는데 생각보다 엄청 힘들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서있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돈에 대한 자립적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일하니, 힘들지만 힘들지 않았다.

첫째 날

청주 터미널에서 만났다. 2박 3일간의 긴 여행을 떠나는 길에 우리들은 모두 신이 났었다. 청주에서 경주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매우 긴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드디어 경주에 도착했을 때, 딱 받았던 이미지는 생각보다 작은 시골 분위기였다. 초·중·고를 다니며 수학여행으로 꼭 한 번씩은 경주에 왔었는데 그때는 내가 작아서 그랬던 걸까? ‘경주’라는 지역이 엄청 커보였다.

대학생이 되어 온 지금, 경주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의아했지만 우리 여행의 목적은 ‘힐링’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경주의 편안함이 우리를 반겨주는 듯 했다.

또 신기했던 것은 경주 사투리였다. 마트의 위치를 물어보기 위해 터미널 앞에 계시는 기사님께 말을 건넸는데 엄청 강한 사투리 때문에 처음에는 잘 못 알아 들을 정도였다. 그때서야 아! 경주가 경상북도에 위치해 있다는 걸 자각할 수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독채 풀 빌라였는데 경주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외각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터미널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짐이 많은 것을 고려해 택시로 이동했다. 이때만 해도 처음 만난 이 기사님이 2박 3일간의 우리 여행을 책임지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기사님과 우리들은 꽤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역시 택시 기사님들이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알고 계신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기사님이 명함을 하나 주시며 숙소에서 또 이동할 일이 생기면 연락을 달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멀리서 숙소가 보일 때부터 너무 들떠있던 우리들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숙소 전체를 돌아봤다. 우리 숙소는 복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4인이 지내기에 딱 적절하고 쾌적했다.

또 가장 기대했던 외부 풀장과 숙소 안에 스파를 구경했다. 딱 우리가 생각하던 그대로여서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는 바로 물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무더운 여름에 파란색 물이 일렁이고 있는 풀장은 너무 시원해보였다.

또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비가 더 심하게 오기 전에 놀아야 했다! 우리가 제일 일찍 왔는지 풀장에 사람들이 없어서 더 편하게 놀 수 있었다.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시원함이 온몸에 번졌다.

   
 

튜브는 없었지만 친구와 물장구를 치면서 장난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한참 물속에서 놀다가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쯤 숙소 안 따듯한 스파로 들어왔다.

차가운 물에서 있다가 따듯한 물에 들어가니 몸이 나른해졌다. 스파에서 친구들과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가 컵라면을 먹었다.

   
 

물놀이하다가 먹는 컵라면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최고의 맛인 거 같다. 컵라면까지 배불리 먹고 우리는 다시 풀장에 가서 노는 것을 반복했다. 질리도록 물에서 놀고 우리는 슬슬 배가 고파왔다.

숙소의 테라스에 식탁과 불판이 다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씻고 삼겹살 파티를 준비했다. 상추와 쌈무, 쌈장, 차돌된장찌개 등 나름 철저히 장을 봤기 때문에 너무 기대되는 저녁이었다.

삼겹살을 굽기 시작하자 저녁의 시원한 시골 냄새와 겹쳐져 배를 더 고프게 했다.

   
 

우리는 모기향을 하나 피우고 식사를 시작했다. 마침 비가 또 그쳐 시골 풍경을 보면서 정겹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배불리 먹다가 2차로 어른들이 먹는 음료와 함께 과자파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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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게임도 하며 과자를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 슬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또다시 비가 내렸다.

우리는 거실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놀며 첫째 날의 밤을 즐겼다.

그러다 어느새 지쳐 풀벌레 소리와 함께 잠들었다.

둘째 날

   
 

어제는 숙소에서 노는 거였다면 둘째 날은 경주 시내에서 보냈다. 아침에 여유롭게 일어나 브런치를 먹었다. 원래 브런치라는 표현을 잘 안쓰는데 일찍 일어난 한 친구가 준비한 구운 식빵과 칼집 나 있는 소세지와 잼은 브런치라는 표현이 잘 맞는 거 같다.

   
 

아침을 준비해 준 친구에게 너무 고마웠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아침을 먹고, 여행을 온만큼 정성 껏 화장하고 옷을 입으며 치장에 총공격을 가했다. 경주 황리단길을 돌아다닐 예정이었는데 어제 그 택시기사님께 전화를 드려 비교적 수월하게 황리단길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황리단길은 1960~70년대의 낡은 건물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옛 분위기를 정겹게 느낄 수 있는 거리이며 대부분의 건물들이 한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황리단길은 맛집과 예쁜 카페가 많기로 유명한데 이날 유독 문을 안연 식당들이 많았다. 그래서 많이 걸어 다니며 식당을 찾아보다 한 양식집으로 들어갔다.

파스타와 피자를 시켜 먹었는데 사각형 모양으로 된 조각피자가 개성 있고 제일 맛있었다.

   
 

식당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여서 빗소리를 들으며 먹기에 괜찮았다. 생각보다 비는 거세졌지만 우산이라는 도구가 있는 이상 우리는 경주에서 뽕을 뽑고 가야했다.

점심을 먹은 뒤 황리단길을 조금 걸어 한 카페에 갔다. 스콘이 맛있다고 해서 간 곳이었다. 우리는 음료와 4가지 각기 다른 맛의 스콘을 먹었다. 확실히 스콘이 맛있었다.

   
 

카페에 가면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지만 얘기를 하다 보니 밖이 어두워졌다. 카페에서 나와 밖에서 사진을 찰칵 찰칵 찍고 경주에 오면 꼭 봐야하는 문화유산을 보러 갔다.

우리는 동궁과 월지를 먼저 방문하고 첨성대로 가는 코스를 계획했다.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시대에 태자가 머물었던 곳으로 주로 외국 귀빈을 대접하거나 연회를 여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동궁과 월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이후로 오랜만에 가보는데 그때보다 많이 작게 느껴졌다. 내가 그때에 비해 그렇게 키가 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작게 느껴지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별궁에서 출토된 유물이나 전체 구조도가 전시되어있는 것을 관람하고 한 바퀴 산책로를 돌았다. 역시 동궁과 월지는 조명 때문인지 밤에 보니 더 아름다웠다. 근데 조명이 곳곳에 너무 많아 조금 고통스러워 보였다.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이 건물들에서 그 시대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해 보기도 하며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를 걸었다. 관광지로써 너무 발달되어 입장할 때 내는 돈에 비해 돌아보는 시간은 짧았지만 역사적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비어있는 휑한 들판을 보며 복원되지 못한 아쉬움이 들었다. 만약 복원되었다면 어떤 건물이 있었을지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동궁과 월지를 답사하고 꽤 가까이에 있는 첨성대로 걸어갔다. 첨성대로 걸어가는 길에 수많은 능들을 볼 수 있었는데 확실히 크기를 보면 귀족이나 왕족의 능인 것 같았다. 다양한 크기의 능들을 지나니 화려한 조명의 첨성대가 보였다. 첨성대로 가까워지는 길에 꽃밭이 있었는데 엄청 많고 다양한 꽃들의 냄새가 자욱했다.

   
 

첨성대는 어릴 때부터 꽤 많이 왔지만 이번에 온 건 큰 의미가 있었다. 1학기 때 첨성대와 피사의 사탑의 기울어짐에 관한 논문을 썼기 때문이다. 역시 실제로 보니 과거에 비해 균형이 깨졌고 기울어짐도 약간 있었다. 문화재청의 관리가 소흘했다는 것 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자연현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변형된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궁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조명에 둘러싸여 있는 첨성대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여전했다. 물론 관광객들이 더 많이 오게 되면 그만큼 우리나라 역사문화유산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겠지만 문화유산의 단아함이나 순수함을 그대로 볼 수 없는 것에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차라리 조명을 빨간색, 파란색 보다는 노란색이나 색이 없는 조명으로 해서 비춰준다면 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첨성대가 천문을 관측하는 시설로 쓰였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이론이지만 혹시 다른 시설로 사용되었다면 어떤 용도였을지 생각해보며 경주 지역 답사를 마무리 했다.

조금 늦은 밤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담당 택시가 되신 기사님이 와주셔서 숙소로 안전히 귀가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장 본 건 다 먹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경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기며 둘째 날을 마무리 했다.

마지막 날

우리는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짐을 챙겨 숙소와 작별했다. 이제는 너무 친근한 기사님과 숙소를 떠나 경주 시내로 이동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놀기 위해 황리단길에 도착했다. 황리단길에서 또 다른 양식집에서 밥을 먹었다.

양식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들은 파스타와 리조또를 먹으며 행복해했다. 밥을 먹고 어제와는 또 다른 전통 느낌의 카페를 갔다.

   
 

이 카페가 정말 좋았던 점은 우리가 2층에서 큰 전통 한옥 창문을 열고 창밖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람도 거의 없어서 편하게 얘기를 나누기에 좋았다.

마침 비가 그쳐서 창밖을 보며 마지막 휴식을 즐겼다. 이때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꼭 헤어지기 전에 나누는 대화가 재밌는 것 같다. 진솔한 얘기도 나누며 시간은 흘러갔고 터미널로 가는 길에도 2박 3일 동안 우리의 교통을 책임져주셨던 택시 기사님과도 너무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며 작별을 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경주보리빵을 한 박스씩 사서 손에 들었다. 이렇게 경주에서의 여행은 마무리 되었고 버스를 타고 청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는 모두 깊이 잠들었다.

이번 여행은 정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힐링이 되는 시간들이었다. 우리 모두 방학한지 얼마 안돼서 여유로웠기 때문에 이 휴식은 1학기 동안 열심히 달려온 것에 대한 보상 같았다. 우리 모두가 경주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진짜!’였다.

그만큼 흘러가는 시간 1분 1초가 너무 소중했다. 아직은 갓 대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미숙한 부분이 많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철없이(?) 놀았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도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도 어리지만^^ ..

특히 경주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 여서 놀았던 것 외에도 얻어갈 수 있는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우리 청춘의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곳을 여행 다니며 친구들과의 추억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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