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토), 모임이 있어 전북에 있는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찾았다. 새만금방조제, 신비의 하섬, 수성당, 격포 등을 둘러보고 폐교된 마포초등학교에서 밤새 흥겹게 놀았다.

25일(일), 밤새 술을 마셨는데도 남은 술이 좀 있어 해장을 했다. 오늘은 전나무숲길로 유명한 능가산 내소사를 가기로 했다. 여동생이 가장 아름다운 절이라고 이야기한 내소사!

아침부터 해장술을 거나하게 하고,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며 내려오고 있는데 ... 한번 만나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친구가 나타났다.

깜짝 놀라 정신을 바짝 차려봐도 틀림없는 그 친구, 현재 진천상업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강사구’ 선생이였다.

세상에...

이런 먼 곳에서...

혹시 꿈이 아닐까 ...

능가산 내소사를 찾은 강사구 부부 - 해장술에 취한 상태에서 바라봐서 그런지 둘의 모습은 한 쌍의 원앙 같았다. 참으로 아름답고 아름다운 모습이였다.

능가산 내소사에서 늘 보고싶었던 친구 - 강사구 선생을 반갑게 만났다.

취중에 본 강사구 선생 부부는 한 쌍의 원앙보다 더 아름다웠다.

강사구 선생은 203특공여단 출신이다.
친구인 도안 연수일 이장이 병장이였을때,
강사구 선생은 이병이였다고 한다.
특공대 출신이지만 행정병이였다고 한다.

본 기자는 37사 36경비대 자칭 특공방위 전투병 출신이다.
술만 마시면 ‘누가 더 힘든 군대 생활을 했느냐’를 가지고 맨날 싸웠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 강사구 선생을 능가산 내소사에서 만나다니 ~~ ...

참으로 기쁘고 기쁜 일이다!

훌륭한 교육자로 널리 알려진 강사구와 그 부인에게 한없는 축복과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취중 잠깐의 만남을 심장에 새겨 놓았다.

  멋진 사람

- 해안 대종사(海眼 大宗師)

 
고요한 달밤에 거문고를 안고 오는 벗이나

단소를 손에 쥐고 오는 친구가 있다면

구태여 줄을 골라 곡조를 아니 들어도 좋다.

맑은 새벽에 외로이 앉아 향을 사르고

산창으로 솔바람을 듣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불경을 아니 외워도 좋다.

봄 다 가는 날 떨어지는 꽃을 조문하고

귀촉도 울음을 귀에 담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니라도 좋다.

아침 일찍 세수한 물로 화분을 적시며

난초 잎에 손질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라도 좋다.


구름을 찾아가다가 바랑을 베개하고

바위에서 한가히 잠든 스님을 보거든

아예 도(道)라는 속된 말을 묻지 않아도 좋다.


야점사양(野店斜陽)에 길 가다 술을 사는 사람을 만나거든

어디로 가는 나그네인가 다정히 인사하고

아예 가고 오는 세상 시름일랑 묻지 않아도 좋다.

  해안 대종사(1901~1974)는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선승의 한 분이시다. 한시와 한글시 모두 자유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 국립공원 능가산 내소사 부도전에 해안범부지비(海眼凡夫之碑)가 있고, 맞은 편 경내엔 해안대종사기적비(海眼大宗師記蹟碑)가 세워져 있다.

이 ‘멋진사람’이 내소사 부속암자인 지장암 내의 서래선림의 병풍에 그려져 있어서 기쁜 마음에 훔쳐 왔다. 
 

이상 능가산 내소사에서, 취중에도 취재활동에 전력투구하는 복덩이 이웅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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