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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희> 왕소나무의 목소리 ... -_-;태풍으로 쓰러진 천연기념물 290호 왕소나무(용송龍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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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04  18:59:36  |  조회수 : 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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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여름의 왕소나무(용송龍松)


조선이 개국하고 태조가 이 세상을 호령하던 때,

충청도 청주군 청천면(현, 충북 괴산군 청천면) 백두대간 어느 이름 없는 산골짝이 우리 어머니는 삼형제의 막내로 나를 낳으셨습니다.

우리 삼 형제가 이곳에서 의좋게 살아가자, 사람들은 하나 둘 우리 곁으로 모여들어습니다.

어느 날인가 사람들은 우리 형제들 이름을 따서 이곳을 삼송리(三松里)라 부르더군요.
   

복덩이뉴스 신태희 독자

 

그때부터 이곳 사람들은 우리를 신처럼 믿으며 어렵고 힘들 때면 우리 형제를 찾아와 자신들의 소원을 빌었습니다.

자식이 없는 사람들은 아들을 낳게 하여 달라고 빌었고,

몸이 아픈 사람들은 병을 낳게 하여 달라고 빌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우리 형제는 성심성의껏 그들을 도왔습니다.

   

◇한 때 겨울의 왕소나무(용송龍松)

그러나 우리만 그들에게 도움을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심심 할까 봐서 이 마을 아이들은 우리 몸에 올라가 목마를 타며 재롱을 부렸고,

명절 때면 마을 사람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을 만들어 가져다 주며 우리 앞에서 농악을 치고 춤을 추면서 우리와 함께 흥겨운 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묵묵히 서서 마을을 지켜주었습니다.

섬나라 왜놈들의 임진왜란 때에도, 병자호란 속에서도 이 마을을 무사하게 지켜 주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에도, 육이오 사변 속에서도 이 마을을 지켜 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 큰 형, 작은 형은 병이 들어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고

이제 외로이 나 홀로 남았습니다.

이제 나도 늙었나 봅니다.

언제부터인가 다리가 아파옵니다.

혼자 힘으로 서 있기 조차 힘이 듭니다.

내가 마을의 안녕을 도와주며 살아왔으니, 이제는 누군가 나를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사람들이 옵니다.

손에 왕진 가방을 들고 두 사람이 옵니다.

이제 내 아픈 다리를 고쳐 주려나 봅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 

이 사람들은 나를 슬쩍 처다보고는 왕진 가방을 열어 청진기도 대여 보지도 않고 그냥 가 버립니다.

마치 나에게 아무런 일도 없다는듯이 ........

아! 내 다리는 이렇게 아파 오는데 나 혼자 서 있기조차 힘이 드는데 ...

주사 한 대 놓아주지 않고 그냥 가버립니다.

하늘엔 까맣게 구름이 덮여 옵니다.

바람은 거세여 지고, 지친 내 몸은 휘몰아치는 저 바람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잉 ~~ 쌔앵~ 불어대는 바람 소리는 나를 부르는 악마의 음성처럼 들립니다.

다리에 힘은 점점 떨어집니다.

온몸에 기운 다 빠져 갑니다.

졸려 옵니다.

이제 좀 눕고 싶어집니다.

사람들이 야속합니다.

몇 백 년의 세월 ... 

나는 사람들을 위하여 살아왔는데

내가 건강할 때는 나를 보호 한다고 나에게 '왕소나무'다, 천연기념물이다 하며 야단을 치며 수많은 사람이 나를 찾아오더니 ... 

내 몸이 병들고 쓰러지려 하는데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 옛날 우리 어머니가 나를 이 땅에 낳으신 것처럼,

이제 저도 이곳에 내 어린 자식 몇을 낳아 두고 내 600년의 생을 마감하렵니다.

내 어린 자식들도 내가 여러분들을 위하여 살아 온 것처럼 내 자식들도 그리 살 것입니다.

부탁 합니다.

제 자식들 건강 할 때만 찾아 주지 마시고,

제 자식들이 나이 들어 병들고 힘들 때, 그 때 여러분들이 제 자식의 힘이 되어 주십시요.

   

◇지난해 태풍으로 쓰러진 천연기념물 290호 왕소나무(용송龍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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